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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근육맨 손님의 건망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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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맨 손님의 건망증

우리 옷수선 가게에 아주 가끔 셔츠를 딱 맞게 고치러 오는 자레드라는 젊은 백인손님이 얼마전 네 개의 셔츠를 맡기고 갔다. 그런데 이번엔 네 개중 하나를 입은채 들어와서 탈의실 커튼 치지 않고 바로 핀을 꼽았다.

나는 다른 일을 하느라 어머니가 대신 그 손님의 셔츠에 핀을 꽂았다. 한참 후 그 손님이 핀 꽂힌 세 개의 셔츠를 들고 카운터로 와서 나는 인보이스에 셔츠 세 개라 적었다. 그러나 분명 세 개인데 자레드가 네 개라고 우긴다.

그러더니 나머지 하나는 입고 있다며 자기 몸을 가리킨다. 갈아 입을 여분의 셔츠를 깜박하고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더니 웃통을 홀라당 벗고 그 셔츠를 추가한다. 그리곤 맨몸으로 굿바이한다.

가끔 YMCA에서 근육운동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는데 설마 몸 자랑을 하고 싶다는 무의식이 여분의 셔츠를 깜박하게 만들었을까? 하는 그리 가능성 없는 생각이 스쳤다. 이제 곧 찾아갈 날짜가 다가오니 슬슬 수선하기 시작해야겠다.

202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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