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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기억의 습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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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인분의 글을 소개합니다.  

기억의 습작하나

며칠 전 내가 봄에 관한 글 하나를 올렸을 때
한 친구가 댓글을 남겼다.

자기는 악기를 다루는 재능이 없어서
그런 사람들을 늘 부러워한다고 했다.

그 말을 읽는 순간
잠자고 있던 기억 하나가
마음속에서 조용히 스멀거리며 올라왔다.

아들을 떠나보낸 뒤
처음 맞이했던 봄의 기억이었다.

그 겨울은
차가운 줄도 모른 채 지나갔다.

그러다 어느 날
나무 가지마다 연둣빛이 번지고
연분홍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세상은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그 풍경을 보는 순간
나는 견딜 수 없이 아파졌다.

세상은 이렇게 다시 살아나는데
내 아들은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때 나는
마음속으로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렀다.

“이 사계절에서
봄을 빼버리고 싶다.”

그 아픔을 어디엔가 실어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마음속에 눌려 있던
그리움과 아픔을
흥얼거리듯 음악에 실어 보내면
어쩐지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 것 같았다.

나는 두 번이나 기타를 다시 잡았다.

하지만 결국
그 기타를 끝까지 붙잡지 못했다.

열망은 있었지만
재능이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집 안에는
그 기타가 남아 있다.

문을 열면
비어 있는 단비의 공간 안에

아들이 연주하던 바이올린과
내가 끝내 배우지 못한 기타가
조용히 놓여 있다.

세월이 흐른 지금
나는 다시 봄을 맞고 있다.

봄이 오면
새싹이 돋고
꽃이 피고
빛과 색이 세상을 채운다.

그리고 봄바람이 불 때마다
어디선가 그리움 하나가
봄바람처럼
마음 한켠을 조용히 스쳐 지나간다.

돌아보면
그 기타는

음악이 아니라

내 마음이 끝내 완성하지 못한
하나의 기억의 습작이었는지도 모른다.

Y. 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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