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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오류 - 3: 안개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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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오류 (Error)
따분함, 그 죽기보다 싫은

3. 안개도시

2년 후, 아버지 종옥은 평상시 물질로 도와 줬던 이웃 동생이 그의 세탁소 맞은 편에 또 다른 세탁소를 차린 이후로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믿고 잘 대해 주었던 이웃 동생에게 배신을 당한 종옥은 매일 밤, 이기지도 못하는 술을 먹고 들어온다. 

어느 겨울 날, 비교적 남쪽인 남원도 그 해는 유난히 눈이 많이 왔다. 밤 11시가 넘어도 들어오지 않는 남편이 어디 또 쓰러져 있지 않나 걱정이 되어 경자는 불러오는 배를 안고 눈길을 걷는다.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들려오고 가까이 다가가니 아내를 확인한 종옥은 자전거를 내 팽개치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 앉는다. 

“정윤 아빠, 일어나요. 눈길에서 자면 얼어 죽어요!”

이미 산기가 있는 경자는 특유의 억척으로 남편을 부축하고 집까지 도달한다. 가세는 더욱 기울어져 가고 가난한 형편에 셋째를 낳는다. 이번에도 아들이다. 집 형편이 그러니 아들을 낳아도 기쁨도 잠시. 걱정이 몰려 온다.

셋째 용준은 해산일을 일주일이나 지나서 나와 이미 머리가 까맣게 자라 있었고 다 큰 꼬마같이 뺀질뺀질한 얼굴로 나오자 마자 손가락을 빠는 것이다. 

“이 놈 좀 보소? 다 큰 애가 나왔어요. 손가락 빠는 것 좀 봐요.” 

언니 미자는 옆에서 신기해 하며 웃는다. 그럭저럭 잘 살았던 종옥의 집은 급격히 추락하여 더이상 남원 땅에서 살 수 없을 정도가 된다. 

“정윤아빠! 남원에선 더이상 챙피해서 못살겠어요. 어머니께 쌀 타러 가는 것도 한   두 번이죠!”
“정윤엄마, 우리 춘천으로 이사 갑시다. 그 곳은 내가 총각시절에 살던 곳인데 거기서 새롭게 시작합시다.”  

그렇게 해서 종옥은 이불이며 살림도구들을 기차로 부치고 춘천으로 식구를 이끌고 올라가게 된다.  중간에 대구 여관방에서 한 달간 지내며 용수기로 논에 물 대는 작업을 한다. 춘천에서 정착할 자금을 얻기 위해서다. 

그 여관 현관에는 큰 어항에 금붕어 여러 마리가 헤엄을 치고 있는데 어린 삼남매의 눈에는 신기하게만 보인다. 몇 주가 지나도록 여관비를 내지 못하자 여관주인은 닥달을 한다.

“아이들이 불쌍해서 봐 주고 봐 줬는데 언제까지 눌러 붙어 있을 작정이세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애기아빠가 용수기 작업 끝내면 돈을 가져 올거에요.”

다행이 얼마 지나지 않아 종옥은 숙소로 돌아 온다. 그것도 거금 40만원을 가지고.  춘천에 도착한 바로 다음 날 아침, 온 천지가 안개다. 앞을 볼 수 없는 거리는 마치 종옥의 가정에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것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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